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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진 작가의 작품 단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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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존재나 풍경, 혹은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느낀 날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그가 살아온 삶의 진실한 궤적이 자기 몸과 일상에 그대로 녹아나, 보는 이들에게 은은한 향기를 말없이 전해준다 커피 볶는 집에는 그런 이들이 거주하는 듯 했다 오래 전부터 그 집 옆을 지나긴 했지만 안에서 펼쳐지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잠깐씩 훔쳐봤을 뿐 선뜻 안으로 들어설 용기는 없었다 헌데 오늘은 토지에 나오는 글귀 한 구절을 크게 써 붙인 그 문 앞에서 글을 읽다가 전시장 입구라고 써진 종이를 보고 문득 들어가보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다 정신없이 흩날리듯 눈이 내려서이기도 했으리라.. 한 발 내딛으니 펼쳐진 세상 깊고 은은한 커피 향과 함께 김동진 사진 작가의 작품들이 걸려 있는 자그마한 전시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자연을 파괴하는 물질문명의 폐해와 폭력상을 드러내는 작품이었다 드넓고 광활한 자연을 담은 하늘과 이분법적으로 대립되는 붕괴된 건축물들, 물기없이 황폐해진 들녘들... 삶과 죽음, 혹은 자연과 문명의 상반되는 이분법적 구도는 자연의 생명력을 고갈시키는 문명의 파괴적 폭력성을 고발함과 동시에 자연 속에 깃든, 혹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양자가 서로의 생명을 살려가던 상생의 기억을, 현실에는 없는지도 모를 시원적 낙원에 대한 갈망을, 자극하고 있었다 또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작가의 리얼리즘적인 사진 표현 방식은 물질적 풍요를 향한 인간의 광기어린 욕망이 자연을 폭력적으로 파괴해가는 참혹한 현실을 분노서린 침묵으로 '직시'하게 함으로써 이상적 피안이나 시원적 낙원으로 도피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문명이 야만의 옷을 입고 자연의 생명력을 파괴해 가는 지금 - 이 - 현실에 대한 냉철한 직시를 통해서만 콩크리트 건물로 도배된 이 서울 거리가 다른 삶을 꿈꿀 수 있는 열망을 품게 할 수 있다고 조용히 말하는 듯 했다 이것이 김동진 작가의 리얼리즘적 작품이 현실 과장과 외면, 꾸밈에 여념없는 우리의 바쁜 마음과 일상에 전해주는 작은 진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 추신 그러나 나는 자연화 된 사람의 힘을 믿는다. 그가 볶는 커피 냄새가 주변에 향기를 전하고 있듯 그의 문화적 풍모와 활동이 이 삭막한 대흥동 거리에 자연의 생명력을 조용히 불러오고 있지 않은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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